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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노총 지역지부의장단 목소리 들어보니
[현장 스케치] “전임자임금 해결 못하면 정책연대 파기해야”
정부·여당 강공드라이브에 “투쟁 앞당겨야” 요구 봇물
 
“정부·여당이 전임자임금·복수노조 관련 현행법 시행을 강행하려고 합니다. 이대로 가만히 있으면 안 됩니다. 투쟁일정을 앞당겨 강력한 투쟁에 나서야 합니다.”
한국노총이 지난 17~18일 대구시 소재 대구은행 연수원에서 50여명이 참가한 가운데 개최한 ‘지역지부의장단 워크숍’에서 "총력투쟁"을 주문하는 목소리가 쏟아졌다.

사진제공=한국노총

“정책연대 파기 불사해야”

이날 지부의장단 회의는 시작부터 무거웠다. 최근 정부·여당의 강경한 발언이 나오기 시작한 것이 한몫한 듯했다.

장석춘 한국노총 위원장은 “정부 주장대로 전임자임금 지급을 금지하고 교섭창구를 단일화하면 우리나라는 세계에서 가장 악랄한 노동법을 가진 국가가 된다”고 비판했다.
김동만 부위원장도 “최근 정부·여당이 복수노조·전임자임금 관련 현행법 강행의지를 보이고 있다”며 “노동유연화를 통해 노조의 힘을 약화시키기 위한 것”이라고 주장했다.
이 같은 분위기는 현장의 목소리에서도 고스란히 드러났다. 대다수 지역지부 의장들은 장 위원장과의 간담회에서 강력한 투쟁을 요구했다.

김준영 부천지역지부 의장은 “한국노총의 투쟁일정을 앞당겨야 하다”며 “한나라당 일부 의원들이 강경한 발언을 쏟아내고 있지만 정책연대를 파기하면 그들에게 불리할 뿐”이라고 주장했다. 첫 발언부터 '정책연대 파기'라는 민감한 주제가 거론된 것이다. 김 의장은 “현 정부는 ‘강부자’ 이미지 탈출방안이 거의 없어 한국노총마저 정책연대를 파기한다면 (내년 지방선거 등을 앞두고) 마땅한 대응방안이 없는 게 사실”이라고 꼬집었다.

“조합원 투쟁동력 높이는 교육 시급”

안으로부터의 투쟁의지 고취를 강조하는 목소리도 높았다. 김광호 안산지역지부 의장은 조합원들이 전임자임금·복수노조 문제에 크게 관심이 없다고 지적했다. 김 의장은 “전임자임금·복수노조 문제와 관련해 노조간부와 조합원 간 인식 차이가 있다”며 “조합원들의 의식을 고취시키기 위한 노력을 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황인철 경기시흥지역지부 의장은 “조합원 눈높이에 맞춰 복수노조·전임자임금 관련 교육을 할 수 있도록 교육용 CD를 만들어 배포해야 한다”고 제안했다.

이대길 전남여수지역지부 의장은 “현장 조합원들은 전임자임금·복수노조 문제에 대해 아무런 관심을 가지지 않고 있다”며 “노조전임자 부재시 현장에서 벌어질 부당노동행위의 심각성을 조합원이 제대로 알 수 있도록 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내년 지방선거를 앞두고 정치권을 긴장시켜야 한다는 의견도 나왔다. 황 의장은 “비정규직법 문제는 사회적 파급효과 때문에 정치권이 긴장했지만 전임자임금·복수노조 문제는 그 효과가 서서히 나타나 그렇지 않은 상황”이라며 “정치권을 긴장시키기 위해 내년 지방선거를 앞두고 우리의 투쟁계획이 나와야 한다”고 주문했다.

“정부, 현장의 노사 목소리 안 들어”

김인배 경북구미지역지부 의장은 “구미지역 기업들은 무조건 복수노조를 하면 안 된다, 복수노조 허용 뒤 소모가 너무 크다고 말한다”며 “전임자임금을 금지할 경우 조합원에 대한 양질의 서비스가 어려워질 것”이라고 우려했다.

최해경 경남마산지역지부 의장은 “기업들은 복수노조 허용시 기업 못한다고 하고, 단위노조들은 전임자임금 문제를 심각하게 받아들이고 있지만 모두 무대책”이라며 “투쟁을 일정을 빨리 확정해 투쟁동력을 모아야 한다”고 말했다.

각 지부 의장들의 목소리는 "하루빨리 투쟁동력을 만들어야 한다"는 데 집중됐다. 김준영 의장은 “정세에 비해 투쟁일정이 너무 늦다”며 “다음달 15일까지 한나라당이 입장을 정하지 않으면 경남양산 박희태 후보 낙선운동 불사 등의 기점을 잡고 투쟁을 전개해야 한다”고 주문했다.

최창주 대구달성지역지부 의장은 “정치권 일정에 따라 투쟁을 진행할 경우 단위노조 대표자들은 문제의 심각성을 잘 모른다”며 “위에서 어려움을 같이 느껴야 현장의 동력도 움직이기 때문에 지금부터 투쟁동력을 확실하게 모아야 한다”고 주장했다.

장석춘 “효과 극대화하는 투쟁 전개할 것”

정책연대 파기를 포함한 강력한 투쟁 요구에 대해 장석춘 위원장은 “한 번을 하더라도 효과를 극대화할 수 있는 투쟁을 하겠다”고 밝혔다. 장 위원장은 “지금 우리의 강한 투쟁이 동반되지 않는다면 협상력에 한계가 있을 수 있다”며 “무엇을 하든 위원장 책임하게 강한 투쟁을 하고 분명한 결과물을 만들어 낼 것”이라고 다짐했다.

장 위원장은 그러나 정책연대 파기 요구에 대해서는 신중을 기했다. 그는 “투쟁일정은 앞당겨질 수 있으며 정책연대 판단시기는 올 연말이 될 것”이라며 “우리가 판단할 수 있는 장을 만들면서 유연하게 대처해 가겠다”고 답했다. 장 위원장은 “11월 전국노동자대회에서 투쟁동력을 모으고 마지막 총파업 결정도 위임해 달라”며 “정치력과 협상력을 가질 수 있도록 현장에서도 계획된 투쟁일정에 따라 함께해 달라”고 호소했다.

한국노총은 이날 “전임자임금 지급 전면금지와 교섭창구 단일화를 전제한 복수노조 허용은 노사자치원칙과 노동기본권을 박탈하는 것”이라며 “노동운동을 지키고 노동자의 권익을 보호하기 위해 전 조직의 사활을 걸고 총력투쟁을 할 것”이라고 결의했다.

[인터뷰] 김준영 부천지역지부 의장(지부의장단협의회 회장)
"공세적 투쟁 통해 전임자임금·복수노조 지켜야"
사진제공=한국노총
이번 지역지부의장단 워크숍을 준비한 김준영 지부의장단협의회 회장은 "한국노총의 투쟁일정을 앞당겨 강력한 투쟁에 나서야 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 워크숍을 어떻게 평가하는가.
“무엇보다 장석춘 위원장과 긴 시간 소통의 장이 마련돼 좋았다. 현장사령관인 지부의장들의 고민을 쏟아내는 자리였다고 본다.”

- 강력한 투쟁을 요구하는 목소리가 높았는데.
“구체적 투쟁일정이 나야와 투쟁동력이 나온다는 요구가 핵심이다. 전술적 측면에서 투쟁을 위한 타임스케줄이 나와야 한다. 수세적 투쟁이 아닌 공세적 투쟁을 벌여야 한다. 법이 개정된 뒤에는 되돌리기 힘들다. 내년 지방선거까지 내다보는 투쟁일정을 마련해야 한다.”

- 복수노조·전임자임금 문제는 어떻게 해결돼야 하나.
“정부와 기업은 전임자가 논다고 주장한다. 하지만 현장에서 전임자의 활동 폭이 크다. 결코 노는 게 아니다. 충분히 증명할 수 있다. 전임자임금은 기업별노조의 특수성 때문에 지급됐던 것이다. 적어도 산별노조가 될 때까지 기다려 줘야 한다. 지금도 (한 사업장에 복수노조가 있을 경우) 조합원수와 상관없이 교섭권을 인정해 준다. 복수노조가 돼도 (지금과 같이) 자율교섭을 인정하면 문제가 없을 것이다.”

- 바람직한 해결방식은.
“노사정 합의를 통해 해결해야 한다. 그러나 정부가 현행법 시행을 강행한다면 정책연대는 이미 살아 있는 게 아니다. 한국노총과 한나라당이 복원 불가능한 과정을 거칠 것이다.”  연윤정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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